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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신문>생존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 1년째 투병 중

글쓴이 : 최고관리자

등록일 : 2019-04-01 17:52:12

조회수 : 1,98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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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아파트 단지에는 진달래도 피고 개나리도 활짝 피었다. 이 아름다운 계절, 병실에서 지내는 환자들의 마음은 어떨까? 유달리 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산과 들에 지천인 봄꽃들의 향연을 병원에서 상상만 해야 하니 더욱 안타까울 것이다.

 

꽃을 좋아하여 사계절 집안에 화분을 들여놓고 곱게 기르던 오희옥 애국지사 병실을 어제(31일) 다녀왔다. 지난해 3월 16일 뇌경색으로 쓰러져 입원하신 뒤 꼬박 1년을 넘기고도 보름가량의 시간이 흘렀다. 처음에는 상태가 굉장히 안 좋았지만 꾸준한 치료 덕에 지금은 병세가 어느 정도 호전되어 가족들도 안심하고 더욱 열심히 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상태이다.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애국지사와 함께, 며느님, 기자,오희옥 지사(왼쪽부터)

▲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애국지사와 함께, 며느님, 기자,오희옥 지사(왼쪽부터)

 

하지만 여전히 코에 호스를 꽂아 영양공급을 하고 있는 상태이며 뇌경색 후유증으로 왼쪽 손발을 쓰지 못해 휠체어 신세를 져야 병실 산책이나마 가능하다. 그러나 환자의 정신력과 가족들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조금씩 눈에 띄게 회복되고 있어 기쁘다.

 

어제 병실을 찾은 시각은 오후 2시 무렵이었는데 오희옥 지사는 간병인과 병원내 교회에서 예배중이라 교회로 가서 뵈었다. 제법 큰 병원 내 부속교회 예배당에는 환자와 가족들로 가득차있었다. 휠체어를 타고 맨 뒷자리에 앉아있던 오희옥 지사는 1500㎖ 짜리 영양제 주사를 꽂고 있었다.

 

중앙보훈병원 내 교회에서 예배에 참석중인 오희옥 지사(뒷줄 왼쪽에서 영양제를 꽂고 있는분)

▲ 중앙보훈병원 내 교회에서 예배에 참석중인 오희옥 지사(뒷줄 왼쪽에서 영양제를 꽂고 있는분)

 

예배가 끝나자 기자를 알아본 오희옥 지사의 얼굴에는 금세 화사한 미소가 번졌다. 코에 꼽은 호스 때문에 목소리를 내지는 못하지만 손을 흔들어 기자의 면회를 기뻐해주시는 모습이 전보다 훨씬 경쾌해보였다. 병환이 차도를 보는 것 같아 기뻤다.

 

“어머니는 연하치료(삼킴장애)를 받으셔야합니다. 오랫동안 코에 꽂은 큐브로 영양을 공급하셨기에 먹고 마시는 기관이 지대로 작동하지 않아 이에 대한 훈련을 하는 것이지요. 음식물이 식도로 가지 않고 기관지로 가면 큰 일 나니까요. 입원 초기에 50회를 받았지만 이후 중단되었습니다. 가족들은 어서 재치료를 받게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 기력을 회복하여 빨리 집에 가고 싶어 하십니다.” 오희옥 지사의 아드님인 김흥태 선생은 어머니의 현재 상태를 이렇게 말했다.

 

1년여 동안 극진한 간호를 하고 있는 오희옥 지사와 아드님 내외

▲ 1년여 동안 극진한 간호를 하고 있는 오희옥 지사와 아드님 내외

 

휠체어 앉은 채로 우리는 오희옥 지사와 병실 복도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오희옥 지사는 현재 코에 꼽은 호스 때문에 언어전달이 안 되는 상태지만 듣는 것은 그런대로 가능한 상태이다. 며느님께서 퇴원하면 무엇이 가장 먹고 싶냐고 물으니 ‘수원갈비와 우유’라고 손으로 글씨를 써서 의사를 표시했다. 현재 입으로는 전혀 음식물 섭취가 안 되는 상황이다.

 

매끼니 때 마다 옆 환자들이 아사삭 거리며 환자식을 먹는 소리를 들어야하는 것도 고문일 듯 싶었다. 오죽 입으로 밥을 먹고 싶으면 가끔씩 환자식을 받아 놓기도 했다는 소리를 들으니 더욱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가족들이 원하는 연하치료를 위해서는 요양병동에서 재활병동으로 옮겨야 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코에 꼽은 호스를 빼고 입으로 식사하는 훈련을 거쳐서 정상적인 식사가 가능해야 퇴원 등을 고려해볼 상황이라고 했다. 이러한 과정이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지만 하루빨리 코 호스를 빼고 입으로 식사를 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비는 마음 간절하다.

 

“어머니 어서 치료 마치고 집에 가셔서 턱 밭에 꽃도 가꾸고 고구마도 심어요. 지난주에 용인 집에 다녀왔습니다. 봄이라고 벌써 풀들이 올라오기 시작해서 그냥 놔두면 풀숲이 될 것 같아 올해는 고구마를 좀 심어보려구요. 어머니가 어서 퇴원하시면 함께 가꿔요” 이렇게 말하는 아드님의 꿈은 퇴원한 어머니를 모시고 용인시에서 마련해준 집에서 소박한 일상을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올해도 벌써 4월로 접어들었다. 여성독립운동가로 생존해 계신  오희옥 지사께서 올해는 병원에서 퇴원하여 가족들과 단란한 시간을 보내시게 되길 간절한 마음으로 빌며 병실을 나왔다.

 

< 오희옥 지사는 누구인가?>

 

오희옥 지사는 할아버지대(代)부터 ‘3대가 독립운동을 한 일가’에서 태어나 1939년 4월 중국 유주에서 결성된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韓國光復陣線靑年工作隊), 1941년 1월 1일 광복군 제5지대(第5支隊)에서 광복군으로 활약했으며 1944년에는 한국독립당(韓國獨立黨)의 당원으로 활동하였다.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

 

명포수 출신인 할아버지 오인수 의병장(1867~1935), 중국 서로군정서에서 활약한 아버지 오광선 장군(1896 ~ 1967), 만주에서 독립군을 도우며 비밀 연락임무 맡았던 어머니 정현숙 (1900~1992) , 광복군 출신 언니 오희영 (1924~1969)과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참령(參領)을 지낸 형부 신송식(1914~1973)등 온 가족이 독립운동에 투신한 집안이다. 현재는 서울중앙보훈병원 요양병동에 입원 중이다.

이윤옥 기자 59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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